다사다난했던 ‘24년 회고
LastMod:
살짝 늦은 감이 있지만, 연간 회고는 중요하다고 생각되기에 적어보려고 한다. 24년은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내 인생에서 대운이 따르고 가장 중요한 분기가 되었던 한 해가 아닌가 싶다. 있었던 일들을 차근차근 정리해보고, 23년에 했던 다짐을 24년에는 얼마나 지켰는지 돌아보고, 25년의 다짐을 적어보려고 한다.
23년에 했던 다짐들
평범한 3.9학년 학부생의 ‘23년 회고를 보면, 마지막에 24년 다짐이 몇 가지 있다. 하나씩 살펴보자.
- 산학연계 캡스톤
캡스톤에 많은 시간을 쏟지 못했지만, 어떻게 마무리가 되긴 했다. 주제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없는 환경이었고, 책임만 많은… 그런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래도 졸업은 해야하니까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겉만 번지르르하게 제출했다. 기획이 틀어지기도 하고 답답한 상황도 많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끝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해서 자랑할 수 있을 만한 프로젝트가 되었으면 좋겠다”는게 23년 다짐이었지만, 아쉽게 지키지는 못했다. 그래도 뒤에 쓰겠지만, 자랑할 수 있을 만한 프로젝트를 하긴 했다.
- 취준하기
정말 올해 대운이 따랐다고 생각되는 대목 중 하나이다. 큰 기대없이 닥치는대로, 나와 조금이라도 핏이 맞는다 싶은 공채는 다 넣었다. 서탈부터 최종탈(안간거지만)까지, 모든 결과를 얻어봤다. (심지어 인성검사 탈도 있었다…ㅋㅋ) 우연히 딱 하나 얻어 걸려 합격한 곳이 제일 가고 싶던 곳이었다. 막상 출근하게 되니까 설레는 마음 한 편으로 쉬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 것을 보니, 인간이란 정말 간사한 존재가 아닌가 싶다. 주변에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어떤식으로 준비했었는지 취준 회고도 한 번 적어봐야겠다.
- 책 읽기 & 운동하기
24년에 반드시 습관으로 만들겠다고다짐했던 항목인데, 상반기 까지는 어떻게 괜찮게 하다가, 취준하면서 루틴을 건너뛰는 날이 많아지고 멘탈에 스크래치가 나다 보니까 점점 안하게 되었다. 하반기 되어서는 부스트캠프 하면서 아예 다른데에 투자할 시간이 없다시피 했다. 운동할 시간에 코드 한 줄 더 짜고, 책 읽을 시간에 자소서 좀 더 고치고 면접 준비하는 삶을 살았다… 살도 좀 찌고 체력이 떨어진게 체감될 정도라서, 올해는 꼭 복구하는 것이 목표이다.
24년에 있었던 일
1분기 회고는 기존에 적어둔 것이 있어서 대체하려고 한다. TMI를 눌러담은 24년 1분기 회고 이때만 해도 글또가 9기였는데 벌써 10기 중반이라니…
2분기에는 여러 곳 공채 서류를 써보면서, 탈락해보는 경험을 많이했다. 서류 탈락, 코테 탈락을 해보면서, 우연하게 팀네이버 공채와 토스페이먼츠 3년 이하 서버개발자 면접을 보게 되었고, 인생 첫 면접을 시원하게 말아먹고 난 뒤, 어떤 부분에서 내가 부족했나 돌이켜보았다. 이 과정을 겪었기에 지금의 결과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간에 번아웃이 와서, 친구랑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캡스톤 수업도 마무리하고, 더이상 뭘 해야할 지 모르겠는 시기도 있었다. 심적으로 많이 힘든 시기였지만,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해가면서 스스로 침착해지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면접에 떨어지고 난 뒤, 유명한 부트캠프들을 모두 써봤지만 부스트캠프 말고는 다 떨어져서 잠시 울적하기도 했다. 무엇을 더 채워야할지 모르겠는 상황에서 부스트캠프 입과를 꽤나 길게 고민했었지만(아무래도 국내에서 JS로 백엔드 취준을 하는 건 상당히 리스크 있는 선택이니까), 오히려 중요한 것은 근본이고, 부스트캠프에서 내가 부족했던 부분을 찾아 채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입과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아주 적합한 선택이었다.
3분기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부스트캠프에 썼고, 남는 시간은 모두 취업 준비를 했다. 감을 잃지 않기 위해 매일 꾸준히 코테 준비를 했고, 부스트캠프에서 개발하고 공부하면서, 스스로의 사고 회로를 정리하고 강화하고자 일지 형식으로 매일 글을 적었다. 이 시기에 있었던 일은 [회?고] 글또 9기와 10기 그 사이에 에 적어두었다. 부스트캠프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기술적인 근거를 탄탄하게 마련할 수 있는 능력을 얻었다는 점과 내가 누군가에게 (생각보다 큰)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사람인 사실을 깨달았다는 점이다. 활동한 만큼 얻어갈 수 있는 커뮤니티였지만 그리 많은 활동을 하진 않았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고, 소극적인 태도는 가지지 말자는 다짐 하에 최대한 열심히 활동했었다. 특히 코드리뷰를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는데, 멤버십 과정을 마치고 보니까 내가 리뷰 수 2등이더라. (1등 분은 자신이 속했던 모든 스터디 그룹원들의 PR에 리뷰를 다신 것 같았다. 정말 대단…) 스스로 자존감 & 자신감 & 실력을 많이 채울 수 있는 활동이었다.
4분기에는 취준, 부스트캠프 멤버십 학습 스프린트 후반기와 그룹 프로젝트가 있었다. 부스트캠프와 취준을 병행하면서, 면접 보러 갈 때 팀 활동에 불참하는게 팀원들에게 너무나 미안했지만, 그래도 안 갈 수는 없었기에… 그만큼 다른 날 더 열심히 하려고 했다. 학습 스프린트 후반기에 했던 프로젝트가 면접에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되었다. WAS를 짜는 과제였는데, 웹프레임워크를 바닥부터 설계해보면서 동작 원리도 익히고, 단순히 개발자 ↔ 사용자 간 상호작용 뿐 아니라 프레임워크 개발자 ↔ 비즈니스 로직 개발자 ↔ 사용자 간 모든 상호작용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큰 구조를 잡고, 사용성을 중시하여 개발하는 경험을 해보았다. 이렇게 하니 자연스레 면접에서 할 말도 많아지고, 이런 고민을 해보려면 CS 공부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다방면에서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다. 그룹 프로젝트때는 요런 걸 했다. web15-Octodocs (스타 눌러주세용) 주제를 정하는데에 살짝 애로사항이 있었지만 그래도 나름 순탄하게 기획했고, 팀원 분들이 다들 열정적이여서 퀄리티 높은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리팩터링 작업도 곧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주말에 시간내서 기능PR이나 리팩터링PR 하나씩 날려보도록 노력해야겠다!
어찌저찌 취업을 하긴 했지만, 사실 걱정이 많다. 올해 취업을 못하면 자바 스프링 공부를 하려고 했었는데, 노드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다. ‘노드로 평생 가야하나’ 하고 잠시 고민했지만, 개발자에게 언어와 프레임워크는 도구일 뿐이라는 사실을 다시 상기시키면서,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자는 목표를 세우게 되었다. 또한 팀원분들을 보니 롤모델로 삼고 싶은 부분이 너무 많아서, 곁에서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출근한 지 이제 3주차인데, 아직 어떻게 내가 이 곳에 오게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3년 이하 공고여서 아마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았을 것 같은데, 내게 어떤 잠재력이 보였기에 내가 선택된 것인지, 내가 잘 적응하고 1인분 (혹은 그 이상) 해낼 수 있을지(내 가치를 스스로 증명할 수 있을지), 업무 강도를 잘 버텨내고 재미를 잃지 않고 지속할 수 있을지 등등, 정말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지만 혼자 생각해봤자 어짜피 풀리지 않는 의문들 일 뿐이다. 이제는 아예 마인드를 바꾸어서 ‘내가 적응에 실패하고 퍼포먼스를 내지 못한다면, 그건 나를 거르지 못한 채용 프로세스의 문제다’ 라는 다소 건방진 생각을 가지고 뭐든 열심히 해보기로 다짐했다.
25년에는
- 건강한 생활습관 가지기
작년 한 해를 돌아보면 정말 아쉬운 부분이다. 커리어적인 측면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을 챙기고 내 자신을 바로 세우는 일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올해에는 꼭 장르불문 10권 이상의 책을 읽고, 주 3회 이상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려고 한다. 작년에 두루뭉술하게 목표를 세우니까, 하반기 되어서는 다른 일에 우선순위가 밀려 어렵게 들인 습관이 금방 쉽게 무너지더라. 그래서 정량적인 목표치를 정해두고 달성하기로 했다.
- 자금 계획 세우기 & 경제 공부하기
첫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서 이제 고정수입이 생겼는데, 자취를 시작하면서 지름을 꽤나 많이한 터라 돈을 잘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저축 / 소비 / 투자 파이프라인을 잘 구성해놓고, 어떤식으로 자금을 모으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경제 상식 공부가 곁들여져야 계획을 잘 세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는 업무 도메인 지식이기도 하니 게을리 하지 말도록…
- 잘 살아남기(!)
지금까지는 항상 부모님이나 학교, 교육기관이라는 바운더리가 있었지만, 이제 독립하게 되면서 스스로 책임이 상당히 많아지고 중요해졌다. 또한, 처음 직장생활을 상당히 자유도가 높은 곳에서 시작하게 되면서 오히려 그 책임의 무게를 느끼고 있는 중이다. 모쪼록 잘 적응해서 조화로운 구성원이 되고, 추후에도 스스로 단단할 수 있게 자기개발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
Leave a comment